본문 바로가기
수능 문학 작품 분석 창고

고전 시가 비가(이정환) 한 장으로 해설하기

by 쉬운 국어 2023. 7. 16.
728x90

한밤중에 혼자 일어나 묻노라 이 내 꿈아
만리(萬里) 요양(遼陽)을 어느덧 다녀온고
반갑다 학가(鶴駕) 선용(仙容)을 친히 뵌 듯하여라 
<1수>
 
풍설(風雪) 섞어 친 날에 묻노라 북래사자(北來使者)야
소해용안(小海容顔)이 얼마나 추우신고
고국(故國)의 못 죽는 고신(孤臣)이 눈물겨워 하노라
<2수>
 
후생 듁은 후에 항왕을 뉘달래리
초군삼년(楚軍三年) 간고(艱苦)도 그지업다
어느 제 한일(漢日)이 밝아 태공(太公)오게 할고
<3수>
 
박제상 죽은 후에 임의 시름 알 이 없다
이역 춘궁(異域春宮)을 뉘라서 모셔 오리
지금에 치술령 귀혼(歸魂)을 못내 슬퍼하노라
<4수>
 
모구(旄丘)를 돌아보니 위(衛)사람 어엿브다
세월이 자로 가니 칡줄이 길엇세라
이몸이 해어진 갓옷을 기워줄이 업서라
<5수>
 
조정을 바라보니 무신(武臣)도 하 많아라
신고(辛苦)한 화친(和親)을 누구를 위해 한 것인고
슬프다 조구리(趙廐吏)가 이미 죽으니 참승(參乘)할 이 없어라 
<6수>
 
구중(九重) 달 발근 밤의 성려(聖慮) 일정 만흐려니
이역풍상(異域風霜)에 학가인들 이즐소냐
이밖에 억만창생을 못내 분별하시도다
<제7수>
 
구렁에 난 풀이 봄비에 절로 길어
알을 일 없으니 그 아니 좋을소냐
우리는 너희만 못하여 시름겨워 하노라
<제8수>
 
조그만 이 한 몸이 하늘 박긔 떠디니
오색구름 기픔 곳의 어느 거시 서울인고
바람에 지나는 검줄 갓하야 갈 길 몰라 하노라
<제9수>
 
이것아 어리석은 것아 잡말 말아라
칠실(漆室)의 비가(悲歌)를 뉘라서 슬퍼하리
어디 탁주 한 잔 얻어 이 시름 풀까 하노라
<제10수>
- 이정환,「비가(悲歌)」-


[현대어 풀이]
한밤중에 혼자 일어나 묻는다, 이 내 꿈아
만리 떨어진 요양을 어느 사이 다녀왔는가
반갑다 세자와 대군을 직접 뵌 듯하구나
<1수>
 
눈보라가 치는 날에 묻노라 청나라 사신아
요양의 세자가 얼마나 추우신가
고국의 못 죽는 고신은 눈물겨워 하는구나.
<2수>
 
후생 죽은 후에 항우을 누가 달랠까
초나라 군사된 지 삼년 고생이 끝이 없다
어느 때 한나라 세상이 밝아 태공 돌아오게 할까
<3수>
 
박제상 죽은 후에 임금 시름 알 이 없다
청나라 세자를 모셔 올 이 누구일가
지금에 치술령 귀혼을 매우 슬프구나
<4수>
 
모구를 돌아보니 위나라 사람 가엾다
세월이 빨리 흐르니 칡덩굴이 길었구나
이 몸의 헤어진 가죽옷을 기워 줄 사람이 업구나
<5수>
 
조정을 바라보니 장수도 매우 많구나
고통스런 화친을 누구를 위해 한 것인가
슬프다, 조구리가 이미 죽으니 충신이 없구나
<6수>
 
구중궁궐에 달 밝은 밤에 임금 근심 많으니
멀리 고생하는 세자인들 잊을소냐
이밖에 뭇 백성을 못내 근심하시는구나
<제7수>
 
구덩이에 난 풀이 봄비에 저절로 길어
앓을 일이 없으니 그 아니 좋겠는가
우리는 너희만 못하여 시름겨워 하는구나
<제8수>
 
조그만 이 한 몸이 하늘 밖에 떨어지니
오색구름 깊은 곳 어느 것이 서울인가
바람에 날리는 검불 같아서 갈 길 몰라 하는구나
<제9수>
 
이것아 어리석은 것아 잡말 하지 말아라
어둠 속의 비가를 어느 누가 슬퍼하리
어디서 막걸리 한 잔 마시고 이 시름 풀까 하는구나
<제10수>


작품명: 비가
작가명: 이정환
 
[제목을 통한 내용 예측]
국가적인 치욕에 대한 슬픔의 노래
 
[작가에 대한 기본 지식]
- 조선 중기 때의 학자, 문인. 633년 생원시(生員試)에 합격했으나 1636년 병자호란 후 벼슬을 단념하고 향리에 내려가 시작(詩作)으로 일생을 보냄.
 
[내용 분석]
1. 누가?(화자)
나(고신=화자)
 
2. 누구에게?(청자/시적 대상)
<1수> 꿈(의인화)
<2수> 북래사자(청나라 사신)
 
3. 무엇을?(메시지)
1수: 요양으로 볼모로 간 두 왕자(학가선용)에 대한 그리움
2수: 북래사자(청나라 사신=풍설 의인화)에게 왕자들의 안부를 물어봄(세자에 대한 걱정)
3수: 후생 같은 충신이 출현하여 청나라를 달래 왕자가 돌아오기를 소망함.
4수: 박제상 같은 충신이 나타나 왕자를 모시고 오기를 소망함(충신이 없는 현실 한탄, 두 왕자를 모셔 오지 못하는 것에 대한 슬픔)
5수: 세자를 모셔 오지 못하는 상황(왕자의 부재)을 한탄함.
6수: 병자호란의 치욕을 갚으려는 무인(충신)이 없음을 한탄
7수: 임금의 근심을 추측, 걱정(왕세자+백성)
8수: 병자호란 치욕을 비통해 함
9수: 연군지정과 지식인으로서의 자책과 방황
10수: 치욕스런 상황을 슬퍼하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고 술로 시름을 달램
 
4. 어떻게?(화자의 정서 및 태도, 표현 방법)
1) 화자의 정서 및 태도
- 왕세자에 대한 그리움과 걱정
- 임금의 근심을 걱정
- 시름, 비통함
- 연군지정, 우국지정
- 부정적 현실에 대한 비판
- 성찰, 자책, 방황
2) 표현 방법
- 동일한 어미를 반복
- 의인화된 청자에게 말을 건냄(대화체)
- 돈호법
- 시적화자의 내적갈등
- 도치법(1수 초장)
- 설의법(3수 초장, 4수 중장, 7수 중장, 8수 중장, 10수 중장)
- 비유와 상징을 통해 대상을 표현
- 감탄형 어미 사용
- 자신의 정서를 자연물과 대비
- 고사 활용(3수), 역사적 인물, 사건 활용(4, 5수)
- 직유법(9수, 검불)
- ‘구중달’, ‘하늘’: 인조를 비유
 
[주제]
① 청나라에 볼모로 붙잡혀 간 두 왕자에 대한 그리움
② 병자호란의 치욕에 대한 비통한 마음(비분강개)

 
비가(이정환) 학습지.pdf
0.14MB
 
728x90